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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의 포스코 창업기록 (철강, 산업, 리더십)

by 혁고정신 2025. 7. 7.

박태준은 한국 산업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 오늘날 세계적인 철강 기업으로 성장한 포스코의 창업자로서, 그는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실질적으로 이끈 리더였습니다. 전쟁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았던 시절, 자원도 자본도 부족했던 나라에서 철강 산업을 일으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박태준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우리는 할 수 있다"는 굳은 신념으로 포스코를 설립하였고,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철강 생산 체계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의 도전은 단순한 기업 창업 이야기를 넘어, 한 국가의 산업기반을 세우는 여정이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박태준이 어떤 방식으로 철강 산업을 일으켰는지, 그 배경과 산업적 영향, 그리고 리더로서의 철학과 리더십을 중심으로 자세히 조명해 보겠습니다.

박태준
박태준

◈ 철강 : 국가 경제를 일으킨 기초 자산

1960년대 후반의 대한민국은 자원도 기술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산업화를 추진하기 위한 기반 시설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공업 제품은 수입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철강 역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철강은 자동차, 조선, 건설, 기계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의 기초 재료이자 핵심 자원이지만, 당시 한국은 철강을 생산하는 기술도, 설비도 갖추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박태준이 철강 산업에 눈을 돌린 이유는 바로 이 같은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였습니다. 박태준은 철강 산업이야말로 국가의 자립과 성장을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 산업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일본 유학 시절부터 공업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특히 철강이 전체 산업 생태계를 움직이는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대통령이었던 박정희에게 '국가 종합제철 건설'을 강력하게 건의했고, 결국 1968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포항제철의 설립이 추진되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시작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당시 한국은 국제적으로 신용이 낮아 해외 차관을 유치하기도 어려웠고, 철강을 생산할 만한 기술력 또한 거의 없는 상태였습니다. 박태준은 이에 굴하지 않고 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를 찾아다니며 기술 협력과 자금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특히 일본으로부터의 기술 이전과 차관 도입은 그가 가진 개인적 신뢰와 강한 의지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어렵게 착공된 포항제철은 1973년, 마침내 고로(용광로)를 점화하며 첫 쇳물을 생산하게 됩니다. 이 쇳물은 단지 철강 제품이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 발전의 출발점이었습니다. 박태준은 이후에도 품질 개선, 생산 확대, 수출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포스코를 세계적인 철강 기업으로 키워냈습니다. 그가 없었다면 지금의 한국 산업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을지도 모릅니다.

◈ 산업 : 기초를 넘어 세계로 나아가다

박태준이 이룬 철강 산업의 성공은 단지 한 기업의 성장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대한민국 전체 산업 생태계의 변화를 이끄는 획기적인 전환점이었습니다. 포스코의 등장은 자동차, 조선, 기계, 건설, 에너지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안정적인 철강 공급을 가능하게 했고, 이는 각 산업의 급격한 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포스코는 고품질 철강 제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함으로써, 한국이 세계적인 제조 강국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박태준은 철강을 국가 산업의 허리로 만들기 위해 ‘자립’을 핵심 가치로 내세웠습니다. 포항제철 시절부터 그는 외국 의존도를 최소화하려 노력했고, 내부 인재 양성과 자체 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했습니다. 이를 위해 그는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숙련된 기술자들을 포항에 직접 데려와 장기 근속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그 결과, 포스코는 외부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인 기술력과 설비 운영 능력을 갖추게 되었으며, 이는 이후 국제 철강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는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습니다. 포스코는 1980년대 이후 지속적인 설비 확장과 생산 능력 증가를 통해 세계 1위 철강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됩니다. 당시 미국과 일본 기업들에 비해 자본력도 기술력도 부족했지만, 품질과 납기, 협력 태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국제 시장에서 빠르게 신뢰를 쌓아갔습니다. 박태준은 수출 확대를 위한 직접 영업에도 나섰고, 중동, 동남아시아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도 힘을 쏟았습니다. 그는 단지 철강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를 살리고,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며, 산업 전체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포스코의 성공은 다른 대기업들에도 귀감이 되었고, 이후 한국은 중화학 공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구조를 본격적으로 갖추기 시작합니다. 박태준의 결단과 실행은 국가 전체의 산업구조를 단단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한 사람의 비전과 의지가 어떤 식으로 거대한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 리더십 : 단호하지만 따뜻한 통솔력

박태준의 리더십은 권위적인 리더십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강한 추진력과 단호함을 지닌 인물이었지만, 동시에 사람에 대한 배려와 정직한 소통을 중시했습니다. 특히 그는 직원들에게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면서도, 그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기 위해 헌신했습니다. 포스코 창립 초기부터 박태준은 “회사는 사람으로 시작하고, 사람으로 완성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는 그의 조직 운영 방식 전반에 녹아 있었습니다. 박태준은 자신이 모르는 분야에 대해 전문가에게 과감히 권한을 위임했고, 기술자들과는 허물없이 대화하며 현장의 의견을 직접 듣는 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늘 발로 뛰며 공장과 현장을 직접 살피는 현장 중심형 경영자로, 직원들과 함께 작업복을 입고 땀 흘리는 모습을 자주 보였습니다. 이러한 자세는 직원들에게 신뢰와 자부심을 심어주었고, 포스코가 강한 조직 문화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또한 그는 위기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도 뛰어났습니다. 외환 위기, 수출 부진, 내부 갈등 등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그는 조직을 흔들림 없이 이끌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감정적인 반응보다는 철저한 분석과 논리적인 대응을 우선시했으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데 능했습니다. 그의 이러한 리더십은 단순한 경영자가 아닌, 비전과 철학을 갖춘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그는 청렴성과 책임감에서도 귀감이 되는 인물이었습니다. 회사를 성장시키는 과정에서도 개인의 이익을 앞세우지 않았고, 퇴임 후에도 자신의 공을 과장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태도는 후배 경영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많은 기업인들이 박태준을 '본받고 싶은 지도자'로 꼽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박태준의 리더십은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덕목들을 일깨워줍니다. 원칙을 지키되 유연하게 대응하고, 사람을 중심에 두되 성과를 놓치지 않으며, 언제나 미래를 바라보는 통찰력을 잃지 않는 자세. 이것이 바로 박태준이 우리에게 남긴 리더십의 본질입니다.

 

박태준의 포스코 창업기는 단순한 기업 성공 사례를 넘어, 한 국가의 근대화 과정과 맞닿아 있는 중요한 역사입니다. 그는 기술도 자본도 없던 시절에 철강이라는 국가의 산업 기반을 세웠고, 이를 통해 한국 경제의 체질을 변화시켰습니다. 또한 그는 사람을 중심에 둔 따뜻한 리더십으로 조직을 이끌며, 단단한 기업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그의 리더십과 철학은 지금도 기업 경영과 국가 정책에 귀감이 되고 있으며, 박태준이 남긴 족적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기억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지식이나 기술이 아니라, 그 기술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신념과 사람을 이끄는 따뜻한 품성임을 그는 몸소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과거 한 중소 제조업체의 기획실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회사는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기술력 부족과 품질 관리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때 팀원들과 함께 포스코의 사례를 스터디하면서 박태준 회장의 리더십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룬 적이 있습니다. 특히 ‘현장에 답이 있다’는 그의 철학을 접한 이후, 저희는 직접 생산라인에 들어가 작업자들과 함께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사무실에서 도면만 보던 시절과는 전혀 다른 시각이 열렸고, 실제로 불량률이 눈에 띄게 개선되었습니다. 그 경험은 제가 일하면서 처음으로 '기술은 사람의 손끝과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체감한 순간이었습니다. 지금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면, 박태준 회장이 포항의 황무지를 굳건한 철강 도시로 바꾼 그 장면을 떠올리며 초심을 되새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