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위고는 단순히 글을 잘 쓰는 문학가가 아니라, 시대와 사회를 글로 바꾸고자 했던 행동하는 지식인이었습니다. 그는 프랑스 문학의 상징이자 유럽 낭만주의의 대표적인 인물로, 자신의 작품을 통해 인간의 고통과 구원, 정의와 사랑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섬세하게 풀어냈습니다. ‘레미제라블’, ‘노트르담의 꼽추’ 등으로 잘 알려진 위고는 단지 이야기를 쓰는 작가가 아니라, 한 시대를 바꾸려 한 사상가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빅토르 위고라는 인물이 남긴 문학과 정신을 보다 깊이 있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특히 ‘낭만주의 문학’, ‘프랑스 작가로서의 정체성’, ‘레미제라블을 통해 드러나는 인간관’이라는 세 가지 측면을 중심으로, 그가 왜 지금도 여전히 의미 있는 인물인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낭만주의 문학
빅토르 위고는 프랑스 낭만주의 문학의 선봉장으로 불립니다. 19세기 초반 프랑스에서는 고전주의의 엄격한 형식과 규범에 대한 반발로 낭만주의라는 새로운 문학 흐름이 등장했으며, 위고는 그 변화의 한복판에서 활동했습니다. 그는 감정, 자유, 상상력, 개인의 고통과 사회 문제를 문학의 주제로 삼으며 기존 문학의 한계를 넓혔습니다. 특히 그는 단순히 예쁜 언어로 시를 쓰거나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문학을 통해 시대를 말하고자 했습니다. 위고가 지닌 문학적 가치의 중심에는 ‘문학은 사람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초기 작품인 시집 ‘동방시집’은 낭만주의 감성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연과 이국적인 세계에 대한 동경이 담겨 있습니다. 이후 발표한 희곡 ‘크롬웰’의 서문은 낭만주의 문학 이론의 기초로 평가받을 만큼 문학사적으로 의미 있는 기록이 되었으며, 이후 프랑스 극문학의 흐름에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위고는 문학이 단순히 엘리트의 전유물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현실을 반영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장편소설에서도 뚜렷이 드러납니다. ‘노트르담의 꼽추’에서는 당시 사회에서 소외되고 차별받는 인물들을 중심에 놓고 이야기를 전개하며, 파리라는 도시를 하나의 생명체처럼 묘사하여 사회 전체를 이야기의 무대로 확장합니다. 그는 ‘추함 속의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을 통해 고전적인 미의 기준에 의문을 던졌으며, 이것이야말로 낭만주의 문학의 핵심 정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고의 낭만주의는 단지 감성적인 표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깊은 내면과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동시에 아우르는 넓은 시야를 보여줍니다. 특히 시대의 고통, 인간의 고독, 정의와 부정의 갈등 등을 시적 언어로 풀어낸 그의 작품은 낭만주의가 단지 미학적 흐름이 아니라 사회적 운동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문학의 역할에 대한 그의 철학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울림을 주며, 낭만주의라는 이름 아래 감정을 통해 진실을 드러내려는 그의 시도는 시대를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는 단순한 개인 작가가 아니라 프랑스라는 국가와 사회를 대표하는 지식인으로 활동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문학을 통해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고,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자 한 작가였으며, 시대의 목소리를 대신 전하는 일에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생애 전반에는 정치적 격변기 속에서 문학가가 어떻게 사회적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많습니다. 위고는 젊은 시절 보수적인 정치 성향을 보였으나, 점차 현실 정치와 민중의 삶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면서 진보적인 관점으로 변화하였습니다. 그는 프랑스 하원 의원으로 활동하며 사회 문제에 대해 발언하였고, 나폴레옹 3세 정권에 반대하는 공개적 입장을 취하다 망명 생활까지 감수한 바 있습니다. 이 시기의 경험은 그가 문학뿐 아니라 정치적 글쓰기로도 평가받는 배경이 됩니다. 그의 정치적 행보는 문학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레미제라블’은 단지 소설이 아니라, 당시 프랑스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꼬집는 도구였습니다. 위고는 그 작품을 통해 인간이 법과 제도의 틀 안에서 얼마나 쉽게 소외되고 상처받는지를 그려내며, 제도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양심과 연민임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문학적 메시지를 넘어, 프랑스라는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강한 제안이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에게 위고는 ‘문학의 아버지’이자 ‘정의의 수호자’로 여겨지며, 그의 무덤은 지금도 국민적 자부심의 상징인 팡테옹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위고는 단지 글을 잘 쓰는 작가가 아니라, 프랑스 민중의 목소리를 가장 정직하게 대변한 인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의 글은 고급스러운 문장이 아니라, 당대 사람들의 고통과 희망을 담아낸 공공의 기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고는 한 작가가 자신의 시대와 민족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몸소 보여준 사례입니다. 프랑스 문학을 넘어,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주제에서 그가 보여준 태도는 지금 우리 사회에도 많은 통찰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레미제라블 정신
빅토르 위고의 대표작 ‘레미제라블’은 단지 문학작품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인간의 죄와 용서, 복수와 자비, 사회의 냉혹함과 개인의 내면적 변화라는 깊은 주제를 아우르며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레미제라블’이라는 제목 자체가 ‘불쌍한 사람들’ 혹은 ‘비참한 존재들’을 뜻하듯, 위고는 그 안에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주인공 장 발장은 빵 하나를 훔쳐 19년간 감옥살이를 한 인물입니다. 그는 사회의 편견과 제도적 폭력으로 인해 끊임없이 낙인찍히지만, 한 주교의 선한 행동으로 인해 인생을 바꾸게 됩니다. 위고는 이 과정에서 ‘한 사람의 선의가 또 다른 생명을 구원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아, 인간이 가진 변화의 가능성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이 작품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악인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위고의 철학입니다. 인간은 환경과 조건에 의해 달라질 수 있으며, 누구든 구원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믿음이 작품 전반에 깔려 있습니다. 장 발장을 끊임없이 쫓는 자베르 경감조차 악인으로 단순화되지 않으며, 그는 법과 질서에 대한 신념으로 움직이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위고는 이를 통해 인간을 선악의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신념과 배경을 통해 복합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시각을 제시합니다. 또한 ‘레미제라블’은 당시 프랑스의 사회적 풍경을 세밀하게 담아냅니다. 가난한 이들, 억압받는 여성, 교육 기회조차 얻지 못한 아이들, 청년 혁명가들의 이상까지 다양한 계층의 인물들이 등장하여, 당대 프랑스 사회의 불평등과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위고는 단지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야기꾼이 아니라,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글을 쓴 작가였습니다. 이 소설이 1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인간이 가진 존엄성과 변화의 가능성을 믿었던 위고의 시선은 시대를 초월해 여전히 유효하며, 오늘날에도 이 작품을 읽는 이유가 됩니다. ‘레미제라블’은 한 개인의 이야기이자, 모든 사회가 직면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응답이기도 합니다.
빅토르 위고는 문학이라는 도구를 통해 인간의 존엄, 사회 정의, 그리고 변화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이야기한 작가였습니다. 그는 낭만주의라는 문학사조를 이끌었을 뿐 아니라, 프랑스 민중의 목소리를 대변한 지식인이었으며, 그의 작품 속에는 시대와 인간을 향한 깊은 애정이 녹아 있습니다. 특히 ‘레미제라블’은 인간의 본질에 대한 성찰과 사회 구조에 대한 비판을 동시에 담은 걸작으로, 지금까지도 전 세계에서 널리 읽히고 있습니다. 위고는 단지 과거의 위대한 작가가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해서 인류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줄 살아 있는 사상가라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삶과 작품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